골든위크 도쿄 여행
2026. 6. 16.

 

도쿄 가는 비행기표를 예매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왜 항상! 우리만! 어딜 가든 남들보다 비싸게 가는 느낌이지?'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인터넷 사람들을 보면 다들 싸게 싸게 가던데 우리가 뭔가를 모르고 있는 걸까? 가서도 밥값예산 x3 인가 나왔던 것 같다. 둘 다 한 번에 많이 먹지는 못하는데 먹어보고 싶은 건 많았던 사람들.. 

 

근데 비행기랑 숙소 예매를 끝내고 한 일주일쯤 지났을 때인가 친구한테 '골든위크라고 들어봤어...?' 라고 연락이 왔다. 그게 뭔 위큰데... 

 

 

 

 

정말 초면이었다. 둘 다 처음 들어보는 연휴였는데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라는 골든위크 중 우리 여행은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였다. 가서 밥 한번 먹으려면 5시간은 기다려서 먹게 되려나 아니면 먹을 수나 있으려나 이미 숙소부터 비행기까지 다 예약을 한 상태라 날짜를 바꾸기도 애매했다. 중간에 아 그냥 비행기 취소하고 다시 할까 싶기도 했는데, 취소 수수료가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긴 했지만 딱 괘씸하고 기분이 더러운 정도의 금액이라 그냥 가기로 했다. 밥 못 먹으면 편의점에서 도시락 먹으면 되겠지 뭐 그런 마음으로.   

 

 

 

 

 

근데 간단한 결론은 오히려 좋았다였다. 연휴초반에 어중간하게 껴서 그랬는지 츠지한 빼고는 맛집에 줄 서서 먹어본 적도 없고 오히려 사람이 없네? 학생들 주민들 직장인들도 구경하고 되게 쾌적한 여행이었다. 여행객과 한국인 천국일 줄 알았는데 로컬만 엄청 많았으니까. 츠지한도 한 20분 기다렸나. 릴스인가 어디선가 보기로 줄 서서 사진을 찍고 어쩌고 해야 하는 곳이라던 데서도 사람이 몇 없었다. 

 

 

 

 

 

집에서 캐리어 끌고 이렇게 출발했다. 배고파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 안 되니까 바나나 한 개...

 

 

인천공항 출발 09:20 - > 11:50 나리타공항 도착 

 

새벽에 출발해야 해서 친구도 나도 밤을 새우고 수척한 얼굴로 공항에서 만났다. 둘 다 기본 취침 시간이 새벽인 사람들이라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언젠가부터 아무리 피곤해도 대중교통에서 잠을 잘 수 없게 되었는데, 버스에서도 비행기에서도 그저 눈을 감고 명상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지금 자고 있는 것이다 쉬고 있으니 자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뇌를 속이면서. 근데 어떠한 해탈의 경지에 올랐던 건지 밤새고 하루 종일 걷고도 잠이 안 와서 새벽까지 깨있었다. 사실 그럴 것이라 예상하고 있긴 했다. 그래서 깨있는 김에 머리도 감고 드라이까지 하고 잤다. 밤샘이슈로 여행 일정은 조금 이르게 마무리했었는데 친구는 편의점이랑 슈퍼에서 사 온 간식을 먹은 뒤에 말하다가 어느 순간 그냥 잠들어있었다.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는 비행기는 절대로 타고 싶지 않아 졌다. 느긋하게 출발하는 거 아니면 비행기 안 탈래.. 생각해 보니 영국 갈 때나 한국올 때는 항상 오후였던 것 같다. 그래서 새벽 출발이 이렇게 굉장한 것이었구나 새삼 깨달았다. 수면 첫 단추를 망했다. 

 

 

 

 

 

 

 

 

 

 

친구가 나는 만보를 넘어가면 S 자가 된다고 했다. 정말로 사진을 보니까 초반에 찍힌 사진들은 걸어 다닐 때도, 서 있을 때도 꼿꼿한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코어가 박살 나서 그런가 흐물텅 S 가 되었다. 이건 매일매일 반복되었다. 

 

 

 

 

 

이 골목은 신주쿠였던 것 같다. 호텔 선라이트 신주쿠에서 지냈는데 바닥에 캐리어도 활짝 못 펼칠 만큼 좁았지만 어차피 잠만 잘 거 딱 좋았다. 나는 대충 누워 잠잘 공간이랑 쾌적한 화장실만 있으면 된다. 아 그리고 창문도. 

 

 

 

 

 

 

일본 길거리 자판기 감성

 

 

 

파란색이라서 찍었다.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니까 그냥 눈이 가.

 

 

 

 

 

 

 

 

 

 

이치란 라멘도 먹었다. 근데 라멘은 언제나 초반이 제일 맛있고 그 뒤로 금세 느끼해진다. 콜라라도 팔아줬으면 다 먹을 수 있었는데 탄산음료가 없어서 마무리할 수가 없었다. 

 

 

 

 

 

일본 슈퍼마켓에서 산 초밥이랑 회. 나는 고등어 회를 먹을 때마다 좀 비렸던 기억이 나서 야 슈퍼에서 산 거면 백퍼 비린내 천국이다 했는데 친구가 맛있다고 해서 샀다. 둘 다 한입씩밖에 못 먹었다. 사진만 봐도 비린내가 나는 것 같다. 친구는 고등어 회 사진을 삭제했다. 그래서 내가 디엠으로 다시 보내줬다. 

 

 

 

일본 도쿄 골든위크 여행 후기 신주쿠

 

도쿄는 다음에 혼자도 가보고 싶다. 친구랑 같이 가는 여행이라 민폐 폐급이 되면 안 되겠다 싶어서 릴스 유튜브 블로그 삼합 조합으로 모든 루트를 다 조합해서 어딘가 조금 모자라지만 그럼에도 계획형 인간인 것 같은 척을 했었다. 가는 루트에 맞춰서 가는 길마다 있는 맛집 카페도 5개씩 저장해서 지도 링크까지 추가한 다음 메모장에 공유했다. 

 

근데 난 사실 정처 없이 떠도는 걸 제일 좋아한다. 길을 한 20번 잃고 헤매다가 주변 건물 구경도 하고 가려던 음식점 안되면 대충 근처 가고, 갑자기 저쪽에 가볼까 해서 버스 전철 뺑글뺑글 타고 돌아다니고. 효율은 마이너스지만 난 행복한 떠돌이 여행 그런 거 말이다. 이번 여행 계획 짤 때 너무 고통스러워서 모니터를 주먹으로 뚫고 싶었다.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고 열심히 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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