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와 코카콜라
2026. 7. 6.

 

어렸을 때부터 편지 주고받는 좋아했다. 중학생 때는 아예 유행으로 만들어버렸었는데, 편지를 받고 싶었던 나는 반 친구들한테 편지를 써서 돌렸고 편지로 답장을 받아냈던 것이다. .. 내놔 편지. 그리고 그렇게 한 번 했더니 애들도 재미에 들렸는지 자꾸 어제 뭐 했고 내일 뭐 할 거고를 편지에 써서 줬다. 핸드폰이 있는데 굳이? 싶을 수도 있지만 종이에 글씨를 눌러써서 존재로 (?) 소장하는 꽤나 기분 좋았다. 

 

예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카세트 테이프에 좋아하는 노래들을 녹음해서 서로 주고받는 장면이 나오곤 했는데, 그런 것도 진짜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방법을 이렇게 저렇게 찾아서 만든다 쳐도 카세트테이프를 재생할 수 있는 기계가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어서 실행은 못 해봤다. 난 약간 아날로그인, 조금 번거로운 옛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중학생 때도 탄산음료를 좋아했어서 별명 중 하나가 탄산 하은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점심 저녁밥 먹을 때마다 330ml씩 매일매일 2캔 혹은 3캔씩 마셨는데, 그냥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나는 이제 친구에게 혈당 걱정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한국에서 자꾸 혈당혈당 거리길래 아 진짜 좀 많이 안 좋은 걸까? 싶어서 콜라 캔 사이즈를 190ml 로 줄였다. 그리고 코카콜라 제로 레몬맛을 마시기 시작했다. 제로콜라도 건강에 좋을 것 같지는 않지만 뭐. 가장 아쉬운 점은 탄산이 약하다는 거다. 부드럽다고 하긴 좀 그렇고 심심한 맛이 난다. 그래도 펩시 콜라나 펩시 제로를 마셔야 하는 불명예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맛이라 그냥 마시는 중. 벌써 두 판 사서 다 마셨다. (펩시콜라 마시는 사람이랑은 상종을 안 함) 

 

 

 

 

 

 

 

 

 

 

 

 

언젠가 유튜브에서 대신 콜라만 마시고 할머니인지 할아버지 이야기를 봤던 같은데, 병원에서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까지 받았던 같고. 그래서   2 콜라 할머니가 되고 싶었다. 행복하게 마시면 괜찮지 않을까? 사실 영상이 진짜 있었는지 내가 꿈에서 만들어서 건지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는 떨려서 다시 유튜브에 검색해본 적은 절대로 없다. 그리고 발자크인지 뭔지 하는 프랑스의 소설가는 하루에 커피 30-50잔씩 매일 쳐마시고도 50살까지 살았던데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얼마 전에는 콜라를 일주일에 두 캔만 마셔보자 작정하고 아예 끊어보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하니까 밥 먹는 즐거움과 음식을 섭취하는 행복이 사라졌었다. 음식 먹는 게 이렇게 재미가 없는 거구나 했을 만큼 콜라가 없으니 지루하기 짝이 없던 식사시간. 나에게 있어 콜라 = 보상 이런 느낌이라 그런 건지 억울하기까지 했을 정도다. 혹시 알콜 중독처럼 콜라중독 이런 것도 있는 건가? 

 

 

 

 

 

 

 

(선생님 저는 이제 인간이길 포기한 오랑우탄이 되었어요.. .)

 

사진은 중학교 3학년 때 받은 롤링페이퍼지만 초등학생 때 롤링페이퍼와 관련해서 어이없는 사건이 있었다. 지금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께서 갑자기 롤링페이퍼 종이를 만들라 해서 A4 종이 한 장에 배경 그림이랑 애들이 글을 쓸 수 있는 말풍선을 그린적이 있다. 그리고 반 애들이 그 종이에 편지를 써줬는데 (갑자기? 나한테?) 그렇게 사라졌던 종이는 졸업앨범을 받으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반은 '우리 반 친구들에게 한마디'라는 주제로 '6학년 1반 화이팅',  '졸업하고도 연락하자', '그동한 고마웠어' 이런 무미 건조한 한줄들만 가득했는데 우리반 페이지를 펼치자마다 전부 다 '하은아~...' 로 시작한다... 선생님은 종이를 읽어보지도 않고 내신 걸까 뭘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셨던 걸까? 애초에 이 롤링 페이퍼는 졸업앨범에 들어가는 거며, 반 애들에게 한 마디 하는 거란다라는 말도 안 해주셨긴 했다. 롤링페이퍼 만들고 니들끼리 해라 하셔서 그런지 애들은 배경 그림을 그린 나한테 편지를 쓴 거였는데 (?)

 

하은아 oo (그때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 이랑 결혼하면 청첩장 보내줘, 하은아 중학교 가서도 oo ( 연예인) 간수 잘해라. 하은아 oo ( 연예인) 이는 내가 데려갈게… .하은아 중학교 가서도 지내라하은아 중학교 가서도 연락해라하은아 우리 oo (또 그..) 콘서트에 같이 가자 가득하다이건 그냥 선생님이 인간 장하은을 공개처형시킨건가? 롤링페이퍼는 언제 다시 생각해도 이해를 할래야 수가 없다. 대체 왜..... . . ..요...?. 너무 어이없고 다른 애들이 가끔씩 졸업앨범 펼쳐서   생각을할까 싶기도 하고. 내용이 이러면 다시 쓰라고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고... 

 

 

 

 

 

 

이건 진짜 대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문자로 보낼 것을 꾹 참고 편지로 썼나 보다.

 

 

 

 

 

몇몇 친구들이랑은 공책에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었다. 줄 공책 한 장이 빽빽하게 편지로 채워져서 오면 다음 페이지를 빽빽하게 채워서 보내주면 되었던... 

 

 

 

 

 

랜덤 내용들. 친구들의 어린 시절 글씨체나 생각의 흐름 같은 걸 볼 수 있어서 그게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어떤 건 차마 다시 못 읽겠는 것들도 많았다. 거의 대부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매사에 적극적이지만 소심한 사람..

 

나는 내가 무서움 없이 살다가 점점 겁이 많아진 건 줄 알았는데 예전부터 무서움이 많았나 보다. 예전에도 그랬다고? 하면서 매번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뭐지? 친구들 앞에서는 가오인간으로 살았는 줄 알았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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