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는지 잊게 되는 것들
2026. 3. 19.

 

나는 아직도 초등학생 때 선물 받은 목걸이를 계속하고 다닌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게 된 것에 더 가깝겠지만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물건을 오래 쓰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지금 쓰고 있는 지갑도 벌써 6년째인데, 이상하게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한 번도 들지 않는다. 팬데믹 때 낚싯줄과 싸구려 비즈로 만든 팔찌도 아직 그대로 팔목에 남아있다. 팔목 사이즈에 딱 맞게 낚싯줄을 꽁꽁 묶어 만든 것이라 팔목에서 뺄 수도 없다. 빼려면 줄을 끊어버려야 하니 뭐. 

 

예전엔 ‘이건 내가 아끼는 것들이다’라는 징표 같은 걸 가지고 싶었던 건지, 뭐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형체로 남기고 싶었던 거였는지 이런 종류의 자잘한 물건들을 오래 간직하려고 어느 정도 의식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어느 문득 내가 차고 있는 액세서리들이나 물건들을 보다가, 이걸 처음 가졌던 때가 언제였더라 떠올려보면 이미 년이나 지나 있다는 깨닫게 되었으니까. 특별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물건들까지도 어느새 오래된 현재의 기억이 되어버린다는 , 요즘은 조금 이상하고도 무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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