ュ...ユ...그
2026. 5. 11.

 

 

 

 

 

- 요즘에는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찾아서 그것만 닳도록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 이미 알고 있는 고난을 겪고 이미 알고 있는 완벽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미 알고 있는 결말로 나아가는 걸 읽고 또 읽고 싶다는 소리다. 스트레스도 안 받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그렇게 계속 똑같은 내용만 읽고 싶은데 찾기 어렵네. 완벽한 정통 문학만을 바란다기 보단 누가 블로그에 쓴 소설이던 뭐든 조금 구려도 내 마음에 쏙 드는 걸 원하는 건데 어쩌면 5년이 가도 못 찾으려나. 아니면 평생에 찾기라도 하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항상 잡고 넘기는 비슷한 위치에 손 때가 타도록 똑같은 장을 넘기고 넘기고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기분 좋은데. 

 

 

 

- 너무 많은 것들을 미루다 보니까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만져야 하는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타인과 엮여있는 일이나 재정 관련일이면 바로바로 처리하지만 생명에 위협이 가지 않는 거라면 일단 덮고 보자 식으로 미뤘더니 이렇게 되었다. 도쿄 여행 사진도 훑어볼까 말까 하다가 나중에 편하게 해야지 싶어서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림도 정리해야 하는데 막막하네.. 그림 개수를 늘리고 쌓는다는 느낌으로 정리는 무시하고 무식하게 쌓기만 했더니 뭘 꺼내야 할지, 심지어 꺼내 놓아도 되는 건지 판단력이 모호해졌다. 미래의 나를 너무 믿었다. 때가 되면 내가 알아서 기분 좋게 할 줄 알았지. 

 

 

 

- 요즘 들어 느끼는 이상한 기분은 내가 살아있으니까 살고있는거긴한데 이게 진짜 삶인지 인식이  되는 느낌이다. 인지 능력에 오류가 났나 모든 일상이나 이벤트가 인식되지 않고 깊이가 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옅은 스크레치처럼 쓱쓱 지나가기만 한다? 

 

 

 

 

 

-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의 노스탈지아를 몇 달 전엔가 샀었는데 아직도 새 책이다. 여유로운 마음이 들 때 읽어야지 하고 책상 한편에 올려놨는데 그대로 시간만 지나갔네. 뭔 내용인지도 모르고 조금 충동적으로 샀던 거긴 하지만. 

 

 

'3'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와 코카콜라  (1) 2026.07.06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  (0) 2026.06.02
성취감이 없다  (0) 2026.03.25
언제부터였는지 잊게 되는 것들  (0) 2026.03.19
시간을 달리는 소녀  (0) 2026.03.16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