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난 이야기
2026. 6. 2.

 

언젠가 중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문득 물었던 적이 있다. 

 

“야 그럼 나 오기 전 일주일 동안은 누구랑 놀았어?”

 

“나 혼자 있었는데?”

 

“?”

 

 

 

 

-

 

지금도 극단적 내향인이지만 어릴 때는 익스트림 초 극단형 내향인이었다. 아 근데 반대인 것 같기도. 지금이 초 익스트림 극단형 히키코모리고 어렸을 때는 단순 극단적 내향형? 그때는 첫 말 트는 건 오래 걸렸어도 어딜 가나 친구가 엄청 많았다. 근데 지금은 그냥 거울보고 헬로 하면 된다. 

 

하여튼 중학교 1학년 새 학기를 맞이한 지 한 주가 지난 월요일에야 처음으로 등교했던 친구가 지금도 가장 친한 친구인데, 학기 첫날 등교하기 위해 현관에서 신발끈을 묶다 토하고 장염으로 일주일 입원을 했다나. 그래서 친구를 사귀기엔 꽤나 난감한 시기에 첫 등교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난 그 친구에게 체육 같이 나갈래? 라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었던 것이고. 

 

 

6년간 다닌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학교로 가게 되었던 날, 친한 친구들과는 전부 다른 중학교로 흩어졌음은 물론이고 알음알음 알던 애들조차도 다 다른반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중간에 잠깐 시골로 전학을 다녀온 적이 있긴 했어도 1학년때부터 6학년때까지 긴 시간을 다녔던 곳이니 여기저기 아는 얼굴들만 가득했는데 말이다. 

 

중학교에 뚝 떨어진 나는 적응에 완전히 실패한 채로 교실 어딘가에 어색하게 앉아만 있었다. 진짜로 '저...기 있잖아...'라는 말도 한번 못 붙여보고 일주일을 보냈던 것이다. 그 일주일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지금은 기억도 안 나지만 아마 꽤나 심각했었겠지? 어떻게 내가 친구를 한.. 명도 못 만드럭? 하면서 암흑의 시기를 보냈을게 분명하다. 그러니까 그날 첫 등교를 했던 친구에게 한마디 말을 걸었던 건 내향인 맥스플러스의 모든 걸 쥐어 짜낸 절박한 바짓가랑이 붙잡기였던 것. 

 

 

 

 

 

그때부터 항상 언제나 매번 꾸준하게 누군가와 친해지고 나서 듣던 말은 첫인상이 싸가지없어 보였다. 양아치인 줄 알았다. 말 걸기가 무서웠다. 기타 등등이었다. 아니 반 책상에 홀로 외롭게 앉아 명상하는 싸가지없고 무서운 양아치가 어디 잇서...? 그냥 첫인상이 더럽고 험악하다는 소리인 것 같다. 그래서 그 시기에는 착하고 귀엽게 생긴 애들이 유독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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