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카메라 배터리 하나를 찾아야 해서 오만 카메라 가방들을 뒤지다가 아직 현상하지 않은 필름 롤 3개를 발견했다. 몇 년이나 묵어서 그런지 도대체 어디서 뭘 찍었던가 기억나는 건 한 개도 없다. 그래서 보물상자 여는 기분으로 필름을 맡기러 갈 예정. 그 김에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도 한 번 찾아봤다.
라이카를 작년인가 올해 초에 팔아버려서 이제 나한테 없는 카메라지만 없어지니까 또 그립네. 몇 년 동안 서랍에 처박아 놓고 쓰지도 않아서 판 건데. 지금 보니까 라이카 필름카메라만큼 색감이나 분위기를 부드럽게 잘 잡아주는 게 없는 것 같긴 하다. 한동안 필름카메라에 미쳐서 돈 되는대로 꽤나 여러 개를 사서 써봤었는데도 - 물론 그것들도 다 팔아서 없다 - 찍었던 사진들만 어디 하드디스크에 몇 장 남아있는 게 전부. 맥북도 한번 개박살 나서 거기 있던 영상 사진들은 없어졌으니 어디에도 없을 수도 있겠다.

여기는 프랑스아니면 영국 아니면 스페인 솔직히 어딘지 기억 안 난다.

이것도 언제 왜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다. 담벼락에서 점프하면서 찍었나?

렌즈: Leica Vario-Elmar 35-70mm f/3.5-6.5
초점 거리: 35mm ~ 70mm 줌 (자동 초점/AF)
조리개: f/3.5 ~ 6.5
셔터 속도: 1/8초 ~ 1/250초
노출 모드: 프로그램 자동(P), 조리개 우선(A)
플래시: 내장 (Hotshoe 동조 가능)
크기/무게: 약 416.6g
필름: 35mm 자동 필름 카메라
영국 옥스퍼드



여기는 옥스포드에서 살던 집 그리고 옆집 뒷마당


필름 사진 작가



이쯤 찍은 사진에는 사진 중간에 무지개라인이 있는데 현상할 때 생긴 건지 스캔이 잘못되었던 건지 아니면 카메라 문제였는지 모르겠다.



라이카 빛 표현

lecia film camera




영국생활 기록

이땐 사진 찍는 걸 특히나 좋아했던 것 같다. 지금도 많이 좋아하지만 이 때는 애정 같은 게 더 있던 느낌으로. 사실 영국에 갔던 것도 사진 공부하겠다고 갔던 거라 (더 솔직하게 말하면 그냥 영국이 좋아서 뭐라도 명분하나 잡으려고 했던 게 공부긴 했다. 딱히 대학도 관심 없고 뭐 거대한 열망도 없던 사람이라 그냥 노숙자라도 좋으니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숨 쉬고 살고 싶었을 뿐이었어서 저런..) 하여튼 좋아하던 작가 하나가 UAL LCC 나온 걸 봐서 나도 LCC 하나만 보고 갔었다. 그러다가 최종 선택 과를 적어서 내야 하는 날, 충동적으로 순수미술을 적어냈고. 그날의 선택으로 순수미술 거지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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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따뜻한 색감이 나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지금 보니까 좋은 추억인 것 마냥 부드러워 보인다. 그리고 빛 상태에 따라 차가운 색감도 잘 담아서 좋네. 사진 색감 보정하는 법은 딱히 몰라서 명도 조절만 했던 것 같은데. 아 괜히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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